2025년, 유럽 각국은 물류 시스템의 핵심인 트럭 운전사 부족으로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팬데믹 이후의 회복 국면과 더불어, 온라인 상거래의 폭발적인 성장, 고령화에 따른 기존 인력의 은퇴, 그리고 EU 내부 노동이동의 제한 등이 맞물리면서 트럭 운전 직종이 국가적으로 ‘전략직’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 부족 현상이 단기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실제로 유럽도로운송협회(IRU)는 향후 5년간 약 100만 명 이상의 트럭 운전 인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발표했으며, 일부 국가들은 트럭 운전사 부족이 물가상승, 산업지연 등 경제 전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유럽은 이제 비 EU 외국인 운전자들에게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부분 유럽 내 국적자나 인접국 출신 노동자를 선호했지만, 이제는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권 운전자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과 동시에 안정적인 직업을 찾으려는 사람들에게 트럭 운전사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습니다.
유럽의 트럭 운전사 부족 현황, 얼마나 심각할까?
유럽에서 트럭 운전사 부족은 단순히 ‘사람이 부족하다’는 수준을 넘어 산업 운영 전체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독일, 프랑스,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 주요 서유럽 국가는 물론이고, 폴란드, 헝가리, 루마니아 같은 동유럽 국가들 역시 상황은 심각합니다. 특히 독일은 2025년 기준 약 80,000명 이상의 트럭 운전 자리가 공석으로 남아 있으며, 퇴직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부족 현상은 단순히 물류 기업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료품이나 의약품의 배송 지연, 건설 현장의 자재 수급 차질, 국제 수출입 트럭 운송의 병목현상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파급력이 매우 큽니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트럭 운전 직종을 전략직으로 분류하고, 이민자 유입에 대해 과거보다 훨씬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왜 지금, 한국인에게도 기회인가?
한국은 군복무 중 트럭 운전 경험자나, 민간에서 대형면허를 취득한 인력들이 많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과도한 경쟁, 낮은 운임, 과중한 노동시간 등으로 인해 운전사로서의 삶에 한계를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에 반해 유럽의 트럭 운전 환경은 높은 임금, 주 40시간 내외의 근무, 법적으로 보장된 휴식시간 등 상대적으로 개선된 근무 여건을 자랑합니다.
예를 들어, 독일에서 초보 외국인 운전사의 경우 월 실수령이 3,000~4,000유로 수준이며, 일부 운수회사는 주거 지원, 차량 제공, 유류비 지원까지 제공합니다. 또한 운전사와 정식 고용계약을 체결한 경우, 일정 기간(대개 3~5년) 이후에는 영주권 또는 시민권 신청 자격도 생깁니다.
동유럽 국가들—폴란드, 헝가리, 체코 등—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취업 조건이 완화되어 있으며, 일부 한국인을 적극적으로 채용 중입니다. 이들 국가는 물가가 낮아 실질 임금 체감도가 높고, 초기 적응 비용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첫 유럽 진출지로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 대형면허를 소지한 사람은 유럽 현지에서 면허 전환 절차를 밟을 수 있으며, 군 운전병 출신의 경우에는 운전 경력이 일정 부분 인정되어 실무 경력으로 가산되기도 합니다.
유럽 트럭 운전사 취업,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유럽에서 트럭 운전사로 취업하려면 단순히 면허만 있다고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언어, 면허, 비자, 경력 등 다방면에서 준비가 필요합니다.
- CE 면허 취득: 대부분의 유럽 국가는 트레일러를 포함한 대형 트럭을 운전하기 위해 ‘CE’ 등급의 면허를 요구합니다. 한국에서는 국내 면허를 소지한 후, 유럽에서 전환하거나 유럽 내 지정 교육기관에서 CE면허를 새로 취득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 언어 능력: 독일, 폴란드, 헝가리 등은 기본적인 언어 소통 능력을 요구하며, A2~B1 수준의 회화 실력이 있으면 고용 시 우대됩니다. 일부 운수회사는 정식 채용 전 언어 교육 과정을 무료로 제공하기도 합니다.
- 취업비자 및 이민 준비: 유럽 국가들은 고용주를 통해 취업비자를 발급하며, 일정 기간 이상 근무 시 가족 초청이나 장기 체류도 가능합니다. 계약서 조건, 노동법 보호 범위 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며, 이민까지 고려한다면 체류 자격의 연장 가능성도 꼼꼼히 검토해야 합니다.
- 현지 경험과 정보: 이미 유럽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운전자 커뮤니티, 해외취업 포럼, 관련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실제 경험과 시행착오를 참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국가가 실질적으로 정착에 용이한지, 어떤 고용주는 신뢰할 수 있는지 등은 현장 정보가 큰 도움이 됩니다.
이민과 취업을 동시에 잡는 ‘전략 직업’
대형 트럭 운전이라는 직업은 겉보기에 단순 육체노동처럼 보일 수 있지만, 유럽에서는 노동 보호가 잘 갖춰진 고수익 전문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많은 국가에서 일정 기간 성실하게 근무할 경우, 장기 거주 자격, 가족 비자, 영주권 취득으로 이어질 수 있는 직업이기도 합니다. 즉, 단순한 취업이 아닌 현지 정착과 이민까지 이어질 수 있는 전략적 직업인 셈입니다.
특히 자녀 교육, 생활환경 개선, 노후 대비 등을 고려할 때 유럽 이민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트럭 운전사라는 직업은 과거보다 훨씬 매력적인 선택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언어 장벽, 문화적 차이, 초기 비용 등 도전 과제도 존재하지만, 정보와 준비가 충분하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한 부분입니다.
지금이 도전할 타이밍
2025년 현재, 유럽의 트럭 운전 시장은 열려 있고, 그 문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한국인에게도 더 이상 먼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단순히 고용을 위한 일자리를 넘어, 삶의 기반을 옮기고 새로운 환경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습니다.
면허 취득, 언어 공부, 이민 정보 수집… 그 무엇도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면, 유럽의 도로 위를 달리는 멋진 트럭 운전사가 되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이 바로 그 도전의 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