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용차 산업은 2025년을 기점으로 대규모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 중심에 다시 등장한 브랜드가 바로 ‘인터네셔널 트럭’입니다. 국내에도 소수의 인터네셔널 상용차가 운행 중이며 90년도 미국 시장의 중심에 있었던 이 트럭 브랜드는 기술적 한계와 치열한 경쟁으로 한동안 주춤했지만, 첨단 기술과 유럽계 트럭 그룹과의 전략적 제휴를 바탕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인터네셔널 트럭이 어떻게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는지, 그 전략과 기술, 그리고 업계 반응까지 다각도로 분석해 보려고 합니다.
전통 강자의 귀환: 인터네셔널의 부활 전략
인터네셔널 트럭은 100년이 넘는 전통을 가진 미국의 대표 상용차 브랜드입니다. 한때 켄워스, 프레이트라이너와 함께 대형 트럭 시장을 양분하며, 도로 위를 지배했던 브랜드였지만 2010년대 이후 경쟁사 대비 기술 혁신이 늦어지면서 시장에서 점차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특히 EPA(미국환경보호청)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고, 많은 운송업체들이 대체 브랜드로 전환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2021년, 모회사인 나비스타가 유럽의 트라톤 그룹(Traton Group)에 인수되면서 반전의 계기가 찾아왔습니다. 트라톤은 만(MAN), 스카니아(Scania) 등 유럽 내 최상위 상용차 브랜드를 보유한 폭스바겐 그룹의 자회사로, 최신 파워트레인 기술과 전동화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터네셔널은 다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거듭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25년형 S13 통합 파워트레인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디젤 엔진 대비 약 15% 이상 연비 개선 효과가 있으며, 배출가스를 줄이기 위해 배기가스 재순환(EGR)을 없앤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그 결과 정비가 쉬워지고 차량 수명도 늘어났습니다. 인터네셔널은 이 파워트레인을 기반으로 장거리용 트랙터는 물론, 중형 유틸리티 트럭까지 전 라인업에 걸쳐 신제품을 재정비했습니다.
또한, 전동화 흐름에 발맞춰 eMV 전기트럭 시리즈를 출시하며 도시 물류 및 중단거리 운송 시장까지 커버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텍사스, 일리노이 등의 물류기업들과 협력하여 실증 테스트를 거쳤으며, 그 결과 충전 효율성, 가동률, 운전 편의성 모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재무장은 단순한 회귀를 넘어, 브랜드를 미래지향적으로 재정의하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장의 반응은? 미국 물류 산업과 운전자들의 선택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상용차 시장에서는 현장 사용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트럭 운전자는 하루에도 수백 킬로미터를 운전하는 만큼, 차의 성능 외에도 실내 공간, 조작성, 정비 편의성, A/S 네트워크 등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인터네셔널은 이 부분에서도 ‘사용자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었습니다.
2024년, 인터네셔널은 미국 내 물류업체 50곳을 대상으로 장기 실사용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유지보수 주기는 기존 모델보다 평균 28% 연장되었고, 소모품 교체 비용도 15%가량 절감되었습니다. 이는 차량을 오래 운용하는 물류사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특히 S13 엔진은 내부 구조가 단순화되면서, 정비 시간과 수리비용이 크게 줄어든 것이 장점으로 꼽혔습니다.
운전자 피드백도 긍정적입니다. 신형 인터네셔널 트럭은 기존의 투박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운전석 중심의 인체공학적 설계를 도입했습니다. 좌석의 쿠션감, 소음 차단, 계기판 가독성 등에서 “이전 세대와는 전혀 다른 차”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차선 이탈 경고 시스템, 자동 비상제동 시스템, 힐스타트 어시스트 등 최신 ADAS 기술도 대거 적용되어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고 사고율 감소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특이할 점은 중소형 전기 트럭 라인업에 대한 반응입니다. eMV 시리즈는 기존 디젤 트럭에 비해 소음이 거의 없고, 주행 감각도 부드러워 여성 및 중장년층 운전자에게 특히 호응이 높습니다. 인터네셔널은 이를 바탕으로 운전자 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으며, 지속 가능한 운송 문화를 선도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장 확대 속의 경쟁: 인터네셔널 vs 경쟁사 비교
2025년 미국 상용차 시장은 그야말로 ‘테크 전쟁’의 장입니다. 켄워스는 수소연료전지 기반 장거리 트럭을 상용화 단계에 진입시키고 있으며, 프레이트라이너는 자율주행 기술과 연계한 eCascadia 전기 장거리 트럭으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볼보트럭은 미국에서 친환경 인증을 강화하며 대형 물류사와의 파트너십을 넓히고 있고, 테슬라는 세미트럭을 통해 전기차 시장의 강자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인터네셔널은 비교적 실용적인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프리미엄 기능보다는 ‘적절한 기술과 적절한 가격’을 통해 운송업체의 실제 니즈에 맞는 제품을 공급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인터네셔널의 디젤 모델은 초기 가격은 낮으면서도 총 소유비용(TCO) 측면에서 경쟁 모델보다 더 경제적인 성과를 보입니다.
또한, 트라톤 그룹의 글로벌 공급망을 적극 활용해
부품 조달 및 정비 시간 단축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작용합니다. 이는 특히 장거리 화물 운송이 많은 미국 중서부 및 남부 지역에서 큰 장점이 됩니다. 이러한 전략은 프리미엄 중심의 경쟁사들과는 다른 방향으로 시장을 공략하려는 인터네셔널만의 색깔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다만, 전기 장거리 주행 성능이나 완전 자율주행 기술에서는 아직 경쟁사에 비해 뒤처지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인터네셔널은 단계적 도입을 통한 기술 내재화 전략을 택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전기 상용차 비중을 4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 하에 투자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인터네셔널, 다시 선택할 이유가 충분하다
인터네셔널 트럭은 단순한 ‘복귀’가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변화에 맞춘 ‘재정의’를 실행 중입니다. 고효율 파워트레인, 실용적 전기차 라인업, 사용자 중심의 설계, 글로벌 부품 네트워크까지 전방위적으로 리뉴얼된 이 브랜드는 이제 다시 미국 상용차 시장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물론 경쟁사 대비 모든 영역에서 완벽한 우위를 점한 것은 아니지만, 실용성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운송 산업의 현실에서 인터네셔널의 전략은 설득력 있는 대안이 됩니다. 2025년, 미국에서 상용차 교체를 고민 중이라면? 이 글을 읽고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국내에도 빨리 이런 좋은 트럭들이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싶네요.